스마트워치는 심장을 계속 읽을 수 있을까 — 삼성의 ‘손목 위 건강 AI’

2026년 8월 14일,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연구진은 스마트워치의 생체신호를 해석하는 인공지능 모델 둘을 공개했다. 하나는 심전도와 맥파 사이의 시간차를 배우고, 다른 하나는 심장박동처럼 짧은 변화와 수면처럼 긴 흐름을 한꺼번에 살핀다. 첫 모델은 약 9,400시간의 자료를 학습했고, 두 번째 모델은 스마트워치급 중앙처리장치에서 1밀리초 미만에 분석을 마쳤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스마트워치는 지금도 심박수와 수면시간을 기록한다. 새 연구의 목표는 측정치를 더 많이 모으는 일이 아니다. 손목에서 끊임없이 들어오는 신호 사이의 관계를 배우고, 몸의 변화를 시간의 흐름으로 해석하는 일이다.
번개와 천둥처럼 어긋나는 두 신호
심전도는 심장이 뛸 때 생기는 전기활동을 직접 측정한다. 정확도가 높지만 이용자가 움직임을 멈추고 손가락을 전극에 대는 등 능동적으로 재야 한다. 반면 광혈류측정은 피부 아래 혈액량의 변화를 빛으로 감지하므로 손목에서 계속 측정할 수 있다. 다만 심장의 전기신호가 먼저 생기고 혈액의 파동이 뒤따르기 때문에 두 신호에는 시간차가 있다.
삼성 연구진의 첫 번째 모델 ‘xMAE’는 이 어긋남을 학습자료로 삼았다. 심전도의 일부를 가린 뒤, 계속 얻기 쉬운 맥파를 이용해 누락된 신호의 특징을 복원하도록 훈련했다. 연구진은 이 모델이 심혈관질환 예측, 비정상 검사결과 탐지, 수면단계 분류 등 19개 평가과제 가운데 15개에서 기존 단일신호·다중신호 모델보다 우수했다고 보고했다. 맥파를 심전도로 바꾸었다는 뜻은 아니다. 같은 심장활동에서 나온 두 신호의 순서와 관계를 배워 맥파에 담긴 정보를 더 정밀하게 꺼냈다는 의미다.
심장박동과 한밤의 수면은 시간이 다르다
두 번째 모델 ‘HiMAE’는 생체신호를 여러 시간폭으로 나누어 읽는다. 몇 초짜리 구간에는 빠르게 바뀌는 심장박동이 드러나지만, 수면과 활동량은 몇 시간의 흐름을 보아야 한다. 기존 모델이 이처럼 다른 변화를 하나의 시간눈금에 눌러 담았다면, 새 모델은 짧은 구간과 긴 구간을 별도로 분석한 뒤 필요한 정보를 고른다.
연구진에 따르면 하나의 사전학습 모델로 분류, 수치예측, 신호생성을 처리했고 기존 모델보다 크기도 작았다. 특히 스마트워치급 중앙처리장치에서 1밀리초 미만으로 추론했다는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원시 생체신호를 외부 서버로 보내지 않고 기기 안에서 실시간으로 분석할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처리속도뿐 아니라 건강정보의 외부 전송을 줄일 여지도 생긴다.
갤럭시워치의 새 기능이 된 것은 아니다
두 연구는 각각 국제머신러닝학회와 국제표현학습학회에 채택됐다. 그러나 논문의 시험결과와 소비자가 쓰는 의료기능은 구분해야 한다. 삼성은 두 모델을 어느 갤럭시워치에 넣을지, 언제부터 제공할지 발표하지 않았다. 질병 진단기능으로 허가받았다는 발표도 없다.
‘15개 과제에서 우수했다’거나 ‘1밀리초 미만’이라는 수치도 연구진이 선택한 자료와 비교모델 안에서 나온 결과다. 다양한 연령과 질환, 피부상태, 착용습관에서도 같은 성능을 내는지는 실제 사용환경에서 다시 검증해야 한다. 손목을 느슨하게 차거나 움직임이 심하면 광학신호 자체가 흔들리는 문제도 인공지능만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손목의 숫자가 건강의 흐름으로 바뀐다
이 연구가 제품으로 이어진다면 스마트워치의 역할은 ‘필요할 때 재는 기기’에서 ‘평소의 변화를 비교하는 기기’로 넓어질 수 있다. 한 번의 수치보다 평상시와 달라진 흐름을 먼저 찾고, 이용자에게 재측정이나 진료가 필요한 시점을 알려주는 방향이다.
소비자가 확인할 기준도 분명하다. 분석이 시계 안에서 끝나는지, 어떤 정보가 외부 서버로 나가는지, 건강관리용 알림인지 의료진단인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삼성의 손목 위 건강 인공지능은 완성된 의사가 아니다. 그러나 작은 기기가 몸의 여러 시간표를 동시에 읽는 길은 꽤 구체적으로 열었다.
Q&A
Q. 이 기술이 맥파만으로 심전도를 완전히 대신하나요?
A. 아닙니다. xMAE는 심전도와 맥파의 시간관계를 학습해 맥파의 표현력을 높이는 연구모델입니다. 의료용 심전도 검사를 없애거나 맥파를 심전도로 그대로 바꾸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Q. 지금 갤럭시워치에서 사용할 수 있나요?
A. 삼성은 논문과 시험결과를 공개했을 뿐, 두 모델의 제품 탑재시기나 지원기종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Q. 기기 안에서 분석하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A. 반응이 빨라지고 인터넷 연결 의존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원시 건강자료의 외부 전송을 줄일 가능성도 있지만, 실제 저장·전송 방식은 출시되는 제품의 개인정보 설정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자료
Samsung Research, ‘From Biosignals to Health Insights’, 2026년 8월 14일
Hao Zhou 외, ‘Physiology-Aware Masked Cross-Modal Reconstruction for Biosignal Representation Learning’, ICML 2026
Simon A. Lee 외, ‘HiMAE: Hierarchical Masked Autoencoders Discover Resolution-Specific Structure in Wearable Time Series’, ICLR 2026
korecult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