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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 과학자, 130년 된 화학반응의 새 길 찾았다

korecult 읽는 시간 약 6분
AI 로봇이 여러 화학실험을 수행하고 사람 연구자가 새 분자구조를 검토하는 모습
AI 로봇은 많은 실험 조합을 탐색하고, 사람 연구자는 발견의 의미와 재현성을 검증한다. 이미지=ChatGPT 생성

AI 로봇 과학자가 130년 넘게 알려진 화학반응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길을 찾아냈다. 사람이 이미 충분히 연구했다고 여긴 오래된 반응에도 아직 살펴보지 못한 가능성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이번 성과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인공지능 및 로봇 합성 연구단이 자체 개발한 로봇 실험 플랫폼 ‘로보스키(Robowski)’를 이용해 얻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신세시스’에 실렸다. 눈에 띄는 점은 AI가 답을 말로 제시한 것이 아니라, 실제 실험을 거듭하며 새로운 물질과 반응 경로를 찾아냈다는 데 있다.

하루 1,000번 실험하는 AI 로봇 과학자

화학 교과서에는 흔히 A와 B를 반응시키면 C가 만들어진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실제 실험에서는 물질의 농도와 비율, 온도, 반응 시간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가능한 조합이 너무 많아 사람이 일일이 시험하기는 어렵다.

로보스키는 용액을 섞고, 반응 결과를 분석하고, 장비를 씻는 과정까지 자동으로 수행한다.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실험은 최대 1,000건이다. AI 알고리즘은 앞선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에 시험할 조건도 정한다. 정해진 실험을 빠르게 반복하는 자동기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탐색 방향까지 조정하는 실험 시스템인 셈이다.

1891년 발견된 반응에 무엇이 남아 있었나

연구진이 다시 살펴본 것은 1891년 이탈리아 화학자 피에트로 비기넬리가 발견한 ‘비기넬리 반응’이다. 여러 원료를 한꺼번에 반응시켜 고리 모양의 화합물을 만드는 방법으로, 의약품과 기능성 소재 연구 등에 널리 쓰인다.

오랫동안 이용된 반응이어서 기본 원리는 충분히 알려진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로보스키가 수많은 조건을 탐색하자 기존 반응으로는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구조의 물질이 나타났다. 연구진이 엑스선으로 구조를 확인하고 컴퓨터 계산으로 과정을 분석한 결과, 7개의 분자가 분해되고 다시 조립되면서 복잡한 구조를 만드는 새로운 경로가 드러났다.

발견은 AI가 했지만 검증은 사람이 맡았다

여기서 ‘AI가 화학자를 대신했다’고 말하면 정확하지 않다. AI와 로봇은 사람이 모두 훑기 어려운 방대한 실험 공간을 빠르게 탐색했다. 그러나 발견된 물질의 구조를 밝히고, 반응 원리를 해석하고, 실제로 다시 만들 수 있도록 조건을 다듬은 것은 사람 연구진이었다.

연구진은 로봇의 결과를 토대로 사람의 손으로 실험을 되풀이했다. 원료를 바꾸어도 같은 방식이 통하는지 확인하고, 단 두 단계의 합성으로 여러 복잡한 화합물을 만들어냈다. AI가 후보를 찾고 사람이 의미와 재현성을 확인한 것이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인간과 AI의 대결이 아니라 서로 다른 능력의 결합에 있다.

금속을 골라 잡는 새 물질도 나왔다

새롭게 합성된 일부 화합물은 바륨이나 아연처럼 특정 금속 이온을 골라 결합하는 성질을 보였다. 앞으로 금속 이온을 감지하는 센서나 분자의 입체 구조를 이용한 기능성 소재 연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새로운 반응을 찾았다고 해서 곧바로 의약품이나 제품이 나온다는 뜻은 아니다. 안전성, 생산비, 대량생산 가능성 등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현재 성과는 산업화의 완성이 아니라, 이전에 알지 못했던 연구 출발점을 얻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AI 과학자는 연구 범위를 넓히는 도구다

과학자는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실험을 선택한다. 이 방식은 효율적이지만, 익숙한 이론과 관행 밖의 조건을 놓칠 수도 있다. 반면 AI 로봇은 지치지 않고 사람이 지나치기 쉬운 조합까지 탐색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과학적 판단까지 자동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우연히 나온 결과인지, 왜 그런 반응이 일어났는지, 사회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지는 사람이 밝혀야 한다. AI 로봇 과학자의 진짜 힘은 과학자를 없애는 데 있지 않다. 사람이 질문할 수 있는 범위와 실험할 수 있는 영역을 크게 넓히는 데 있다.

Q&A

Q1. AI 로봇이 화학자를 대신해 새로운 반응을 발견한 것인가요?

AI와 로봇은 사람이 모두 시험하기 어려운 수많은 조건을 빠르게 탐색했습니다. 그러나 물질의 구조와 반응 원리를 밝히고, 사람의 손으로 다시 실험해 결과를 확인한 것은 연구진입니다. 이번 성과는 대체보다 협업에 가깝습니다.

Q2. 새로 만든 화합물을 곧바로 제품에 사용할 수 있나요?

아직은 연구 단계입니다. 일부 화합물이 특정 금속 이온과 선택적으로 결합했지만, 센서나 기능성 소재로 사용하려면 안전성·생산비·내구성·대량생산 가능성 등을 추가로 검증해야 합니다.

참고자료

korecult

korecult
금속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Operations Management 석사학위를 받았다. 발명가와 사업가로 활동하며 기술·생산·경영 현장을 경험했으며, 한국정신과학학회 창립에 참여해 총무이사와 부회장을 역임했다. 이후 한국사와 동양사의 기존 해석을 사료와 여러 관련 자료에 근거해 재검토하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지식창고에서는 이러한 공학·경영 경험과 연구자의 관점을 바탕으로 AI와 정보기술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글로 전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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