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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쉬었는데 클로드는 밤새 일했다 — 누가 내 AI 사용량을 훔쳤나

korecult 읽는 시간 약 6분
아무도 없는 밤중 작업실에서 AI 사용량이 빠져나가는 컴퓨터 화면
사용하지 않는 동안에도 AI 사용량이 줄어든다면 계정 침입을 의심해야 한다. 자료 이미지=ChatGPT 생성

8월 4일, 영국 이스트서식스의 AI 컨설턴트 그랜트 드 스와트는 자신의 클로드 맥스 20x 계정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거의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사용량이 계속 늘고 있었다.

다음 날에는 연결된 자동작업을 모두 멈추고 클로드 코드도 실행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 일도 하지 않은 동안 사용량이 45%에서 55%로 올라갔다. 누군가 그의 계정에 들어와 월 200달러짜리 유료 사용량을 대신 쓰고 있었던 것이다.

AI 사용량은 질문 횟수로 줄지 않는다

클로드의 사용량은 질문 한 번에 한 칸씩 줄어드는 방식이 아니다. 긴 문서나 파일을 처리하고, 대화를 오래 이어가거나 검색·자료조사·프로그램 실행을 시킬수록 더 많이 소모된다.

클로드와 클로드 코드는 같은 사용 한도를 공유한다. 프로그램을 만들고 오류를 고치며 반복 실행하면 짧은 대화보다 사용량이 훨씬 빠르게 줄어든다. 계정을 훔친 사람은 피해자 이름으로 이런 작업을 수행하며 값비싼 계산 능력을 공짜로 사용했다. 계량기는 빠르게 도는데 집주인은 어떤 기계가 전기를 쓰는지 모르는 상황과 같았다.

비밀번호 대신 ‘디지털 출입증’을 훔쳤다

AI 분야에서는 서로 다른 두 가지를 모두 ‘토큰’이라고 부른다. 하나는 AI가 글을 읽고 답을 만드는 양을 세는 사용량 토큰이고, 다른 하나는 로그인을 마친 이용자임을 증명하는 접속 토큰이다.

접속 토큰은 놀이공원 입장을 확인한 사람에게 채워주는 손목 띠와 비슷하다. 입구에서는 비밀번호와 2단계 인증을 거치지만, 들어간 뒤에는 손목 띠만으로 놀이기구를 이용한다. 해커는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대신 컴퓨터에 남은 로그인 세션을 복사해 이미 인증을 마친 이용자처럼 행동할 수 있다.

앤스로픽은 일부 피해자의 컴퓨터에서 일반적인 정보탈취형 악성 프로그램이 로그인 세션을 훔친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프로그램은 출처가 불분명한 무료 프로그램이나 변조된 설치파일, 악성 광고 등을 통해 들어와 브라우저의 비밀번호와 인증정보를 빼낸다.

다만 드 스와트의 컴퓨터에서는 감염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앤스로픽도 침입 경로를 확정하지 못하고, 자격정보가 탈취됐거나 외부 서비스 연결이 악용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도둑이 무엇을 시켰는지도 보이지 않았다

피해자는 전체 사용량이 줄어든 사실만 확인했을 뿐, 누가 언제 어떤 작업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앤스로픽에 항목별 사용 내역을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 회사는 비정상 접속을 확인한 뒤 계정을 정지하고 접속정보를 무효화했으며, 남은 기간 일부를 환불했다. 계정을 되찾기까지는 약 2주가 걸렸다.

다른 이용자들도 쓰지 않았는데 12분 만에 사용량이 절반 가까이 사라지거나, 사흘 연속 사용 한도가 저절로 바닥났다고 알렸다. 추가 사용량 결제나 자동 충전을 켜 둔 계정이라면 저장된 결제 수단으로 비용이 더 빠져나갈 위험도 있다.

이상하다면 악성프로그램부터 제거해야 한다

사용하지 않았는데 사용량이 줄어든다면 자동작업과 외부 서비스 연결을 먼저 끊고, 추가 사용량 결제와 자동충전도 중지해야 한다.

Malwarebytes의 보안 안내를 이 사건에 적용하면 복구 순서는 분명하다. 먼저 컴퓨터를 검사해 악성프로그램을 제거한다. 감염된 상태에서 비밀번호부터 바꾸면 새 비밀번호와 로그인 정보까지 다시 탈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악성프로그램을 제거한 뒤 이메일 비밀번호를 바꾸고 2단계 인증을 켠다. 이어 브라우저에 저장된 금융·업무 계정의 비밀번호를 점검하고, 다른 기기의 접속도 모두 종료한다. 결제수단은 이러한 조치를 마친 뒤 마지막에 다시 등록한다.

이번에 사라진 것은 문서 한 장이 아니라 누군가 대신 사용한 AI의 노동 시간이었다. 고성능 AI 계정은 이제 값비싼 작업도구다. 쓰지 않았는데 계량기가 돌아간다면 기계 고장이 아닐 수 있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내 AI를 밤새 부려 먹고 있는지도 모른다.

Q&A

Q. 2단계 인증을 켰는데도 계정을 빼앗길 수 있나요?

그럴 수 있다. 로그인을 마친 뒤 만들어진 접속 토큰이나 세션 정보가 탈취되면, 공격자가 비밀번호와 2단계 인증번호를 다시 입력하지 않고도 들어갈 수 있다.

Q. 사용량이 이상하게 줄어들면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자동작업과 외부 서비스 연결을 끊고 추가 결제를 중지한 뒤, 컴퓨터에서 악성프로그램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 비밀번호 변경은 컴퓨터가 안전해진 다음에 한다.

참고자료

korecult

korecult
금속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Operations Management 석사학위를 받았다. 발명가와 사업가로 활동하며 기술·생산·경영 현장을 경험했으며, 한국정신과학학회 창립에 참여해 총무이사와 부회장을 역임했다. 이후 한국사와 동양사의 기존 해석을 사료와 여러 관련 자료에 근거해 재검토하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지식창고에서는 이러한 공학·경영 경험과 연구자의 관점을 바탕으로 AI와 정보기술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글로 전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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