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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제후국의 영역을 재는 잣대는 타당한가

korecult 읽는 시간 약 13분
초의 방오천리와 주요 제후국의 方 수치를 제곱 환산하여 크기를 비교한 지도.
고대 제후국의 ‘方’ 수치를 한 변의 길이로 읽어 제곱한 면적 비교도. 1리≈415.8m를 적용하면 초의 방오천리는 약 432만㎢가 된다. 사각형은 환산 면적의 크기를 비교하기 위한 도형이며, 실제 국경이나 영유 범위를 나타내지 않는다. ※ 수치는 반올림하여 표시하였음

‘方’의 제곱 환산이 낳는 규모의 문제와 선형 배수 가설의 검토

고대 제후국의 영역을 복원하려면 먼저 그 크기를 판단하는 잣대가 타당한지 확인해야 한다. 사서의 ‘地方千里(지방천리)’, ‘地方五千餘里(지방오천여리)’를 한 변의 길이로 읽고 제곱하여 얻은 면적이 기록된 위치와 지형에 맞지 않는다면, 그 환산 방식은 다시 검토해야 한다. 오래 사용된 해석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검증을 생략할 수는 없다.

이 글의 출발점은 초나라의 ‘지방 5천여 리’이다. 단순 제곱 환산이 만들어내는 면적과 사서에서 추적할 수 있는 공간 사이의 불일치를 묻고, 방백리 단위를 선형적으로 합산하는 가설이 대안으로서 어떤 설명력을 갖는지 검토하려는 것이다. 새로운 가설의 정당성을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영역을 찾기 위해 기존 잣대와 대안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자는 제안이다.

초의 방오천여 리를 제곱하면 무엇이 되는가

『사기』 「소진열전」은 초의 동서남북에 놓인 지명을 열거하고 그 규모를 ‘지방 5천여 리’라고 말한다.[1] 비교를 위해 1리를 약 415.8m로 고정하고 ‘餘(여)’를 제외한 5천 리만 계산하면, 한 변은 약 2,079km이다. 이를 정사각형 면적으로 환산한 값은 약 432만㎢이다.

이 계산은 당시의 정확한 리 길이를 확정한 실측 복원이 아니다. 일정한 척도 아래에서 ‘한 변의 길이를 제곱한다’는 해석의 결과를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그 가정에서 초 한 나라의 면적이 대륙의 광대한 공간을 덮는다는 문제는 분명해진다. 해당 문장의 경계 지명과 이 크기가 양립하는지, 다른 제후국과 주변 집단의 활동 공간을 함께 설명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첨부한 면적 비교도의 사각형은 실제 국경을 그린 것이 아니다. 계산값의 크기를 보여주는 도형이다. 따라서 사각형의 모양이나 임의 배치가 실제 국경과 다르다는 지적만으로, 환산 면적의 규모에 관한 질문에 답할 수는 없다. 다만 어느 지역을 덮는지는 배치에 따라 달라지므로, 도형의 중첩 자체를 특정 지역의 영유를 부정하는 증거로 사용할 수도 없다.

핵심은 그 나라의 공간을 복원하는 데 이 환산값이 적합한가 하는 점이다. 부적합하다면 단위의 차이인지, 표현의 뜻이 다른지, 외교적 과장인지, 기록의 오류인지 설명해야 한다. 대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존 해석의 설명 책임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제도상의 면적 산술과 실제 강역 서술을 구별해야 한다

『예기』 「왕제」는 방천리를 방백리 백 개라고 설명한다. 『한서』 「형법지」의 체계에서도 同(동)은 방백리이며, 동 열 개가 封(봉), 봉 열 개가 畿(기)가 되어 기는 방천리에 해당한다.[2][3] 이 원전들은 제도상의 면적 계산에 제곱 관계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 기록을 방천리와 방백리의 선형적인 열 배 관계를 입증하는 근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사실만으로 모든 문헌의 ‘地方(지방)’이 같은 종류의 수치를 뜻한다고 확정할 수도 없다. 『사기』 「소진열전」의 규모 서술은 각국의 힘을 강조하여 외교적 선택을 설득하는 발언 속에 있다. 토지 배분을 설명하는 제도서와 이런 발언을 동일한 실측 자료로 취급하려면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

『맹자』 역시 문맥을 구별하여 읽어야 한다. 「만장 하」에서는 주의 작위·녹봉 제도를 설명하면서 상세한 내용은 들을 수 없고 대략을 들었다고 밝힌다. 「고자 하」에서는 제와 노의 초기 봉국을 방백리로 설명한 뒤, 당시 노를 ‘방백리인 것이 다섯’이라고 말한다.[4][5] 후자는 표준 면적 단위를 합산하는 표현을 검토할 자료이지만, 모든 ‘地方’ 수치가 선형 배수라는 증거는 아니다.

제도상의 표준, 초기 봉국, 후대의 확대된 강역, 외교 발언의 규모를 구분하지 않은 채 하나의 환산법을 적용하면 서로 다른 대상을 같은 잣대로 재게 된다. 먼저 밝혀야 할 것은 각 기록이 무엇을 계산하거나 설명하고 있는가이다.

선형 배수 가설은 무엇을 설명하려는가

선형 배수 가설은 방백리의 면적을 기본 단위로 삼고, 기록된 리 수를 100리로 나눈 만큼 그 단위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앞의 리 길이를 적용한 방백리의 면적은 약 1,729㎢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나온다.

기록 수치한 변의 길이를 제곱한 값방백리 면적을 선형 합산한 값
1,000리약 17만 2,890㎢약 1만 7,289㎢
2,000리약 69만 1,559㎢약 3만 4,578㎢
5,000리약 432만 2,241㎢약 8만 6,445㎢

※ 반올림 전 계산값에서 각각 환산하였다. 이 표는 두 모형의 비교이며, 각국의 실제 면적을 확정한 표가 아니다.

선형 합산은 수치가 커질수록 면적이 제곱으로 급증하는 문제를 줄인다. 이 값이 문헌과 지형에서 독립적으로 복원한 공간에 더 가까워지는지 검토할 수 있다. 이것이 가설을 제시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값이 작아져서 그럴듯하다’는 것만으로 고대의 실제 산술법이었다고 입증되지는 않는다. 특히 방백리를 기본 단위로 선택한 근거와, 거리 수치를 그 단위의 개수로 읽을 근거를 더 찾아야 한다. 현재로서는 고대의 확정된 계산법보다 공간 복원을 위한 비교 모형으로 제시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더라도 이 가설이 검토할 가치가 없다는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 가설은 설명해야 할 문제에서 출발하여 자료와 대조하는 것이다. 실제 공간에 더 가까운 결과가 여러 사례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면, 그 근접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연구할 이유가 생긴다. 기존 해석과의 차이는 검토를 막을 이유가 아니라 검토할 대상이다.

전체 강역보다 생산·조세 거점의 합계를 설명하는 모형일 가능성도 살펴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기록된 ‘地方’가 그러한 합계를 나타낸다는 연결 근거가 필요하다. 전체 강역과 경작지, 부담 산정지, 직접 통제 거점을 바꾸어가며 계산값에 맞춰서는 안 된다.

방백리 면적의 선형 합산 가설로 주요 제후국의 규모를 비교한 지도.
방백리 면적을 기본 단위로 선형 합산한 가설 비교도. 같은 척도에서 방천리는 약 1만 7천㎢, 방오천리는 약 8만 6천㎢가 된다. 사각형은 비교용 면적이며 실제 강역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 수치는 반올림하여 표시하였음.

통설과 가설에 같은 검증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합리적인 비교를 하려면 먼저 기준 연대와 비교 대상을 정해야 한다. 그다음 사서의 경계 지명·방향·거리·이동 경로를 산맥과 수계, 취락과 유적에 대조하여 위치 가능성을 추적해야 한다. 오늘 같은 이름을 가진 행정구역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고대의 위치를 확정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복원한 공간에 제곱 환산과 선형 합산을 각각 대조해야 한다. 계산값에 맞추어 경계부터 정하면 검증이 거꾸로 된다. 또한 특정 나라에서만 잘 맞는지, 다른 나라와 다른 수치에도 같은 기준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레나 개략적 공간 범위, 외교적 과장이라는 해석도 비교 대상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다. 『주자어류』에는 方을 둘레로 읽으려는 설명과 그에 대한 반박도 전한다.[6]

『통전』의 주석은 땅의 실제 형상이 도면처럼 네모나고 평평하지 않다고 설명한다.[7] 제도 도형을 이해하는 일과 실제 영역을 복원하는 일이 같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어느 왕조의 크기를 과시하거나 오늘의 국경에 과거를 맞추는 설명은 이 검증을 대신할 수 없다.

선행 연구를 근거로 삼는 것과 검증을 면제하는 것은 다르다. 기존 환산값의 공간적 불일치를 제시받고도 원문과 계산을 다시 확인하지 않는다면, 비판받아야 할 것은 검증의 부재와 학문적 관성이다. 다만 실제로 어떤 연구가 검증을 생략했는지에 대한 비판은 해당 논문이나 지도 도판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여 해야 한다.

이 글이 요구하는 것은 선형 배수설을 정설로 받아들이라는 일이 아니다. 제곱 환산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확인하고, 실제 영역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을 공개적으로 비교하자는 것이다. 나라가 얼마나 컸는지를 먼저 정해놓고 그에 맞는 역사를 찾을 것이 아니라, 기록과 지형에 맞는 잣대를 찾아야 한다.

인용 원전과 해설

[1] 『사기』 권69 「소진열전」 — 초나라의 규모

원문: 地方五千餘里。

직역: 땅이 사방 5천여 리이다.

해설: 초나라의 국력과 지리적 조건을 들어 외교적 선택을 설득하는 대목에 나온다. 이 표현을 한 변의 길이로 읽고 제곱하여 실제 면적으로 환산해도 되는지가 이 글의 검토 대상이다. 약 432만㎢는 사서에 적힌 면적이 아니라, 1리≈415.8m를 가정하여 5천 리를 제곱한 비교 계산값이다.

원문 확인 — 『사기』 권69

[2] 『예기』 「왕제」 — 방천리와 방백리의 관계

원문: 方千里者,為方百里者百。

직역: 방천리인 것은 방백리인 것 백 개가 된다.

해설: 제도상의 면적 산술에 제곱 관계가 있었음을 직접 보여준다. 따라서 제곱 계산 자체를 현대인이 만들어낸 해석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제도상의 정의가 다른 문헌의 모든 ‘地方’ 표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지는 따로 검토해야 한다.

원문 확인 — 『예기』 「왕제」

[3] 『한서』 권23 「형법지」 — 동·봉·기의 누적 체계

원문: 同方百里;同十為封,封十為畿,畿方千里。

직역: 동은 방백리이다. 동 열 개가 봉이 되고, 봉 열 개가 기가 되며, 기는 방천리이다.

해설: 동→봉→기의 두 단계를 거치므로 기는 동 백 개에 해당한다. 이 기록은 방천리를 방백리 열 개로 계산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이 글의 선형 배수 계산은 이 원전으로 입증된 고대 산술법이 아니라, 실제 공간과 비교하기 위해 제시한 가설이다.

원문 확인 — 『한서』 권23

[4] 『맹자』 「만장 하」 제2장 — 주의 제도에 관한 전승

원문: 其詳不可得聞也。諸侯惡其害己也,而皆去其籍。然而軻也,嘗聞其略也。

직역: 그 상세한 것은 들을 수 없다. 제후들이 그것이 자신들을 해치는 것을 싫어하여 모두 그 문서를 없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일찍이 그 대략을 들었다.

해설: 맹자는 주의 작위와 녹봉 배분을 설명하기에 앞서, 상세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고 대략을 전한다고 밝힌다. 이어지는 천자 방천리·공후 방백리 등의 설명은 주의 제도에 관한 전승으로 읽되, 특정 시기의 실측 토지대장과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아야 한다.

원문 확인 — 『맹자』 「만장 하」

[5] 『맹자』 「고자 하」 제8장 — 초기 봉국과 당시 노나라

원문: 周公之封於魯,為方百里也;地非不足,而儉於百里。……今魯方百里者五。

직역: 주공이 노에 봉해졌을 때에는 방백리였다. 땅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백리로 절제한 것이다. ……지금 노는 방백리인 것이 다섯이다.

해설: 맹자는 초기 봉국의 기준과 당시 확대된 노나라를 구별한다. ‘방백리인 것 다섯’은 표준 면적 단위를 합산하는 표현을 검토할 자료이다. 그러나 이 문장만으로 모든 ‘地方’ 수치가 선형 배수를 뜻한다고 입증되지는 않는다. 또한 방백리 면적 다섯 개를 한 변이 500리인 정사각형과 동일시해서도 안 된다.

원문 확인 — 『맹자』 「고자 하」

[6] 『주자어류』 권90 — ‘方’을 둘레로 읽으려는 해석

원문: 君舉說封疆方五百里,只是周圍五百里,徑只百二十五里。

직역: 군거는 봉강의 방오백리가 다만 둘레 500리이며, 가로지르는 길이는 125리라고 설명하였다.

해설: 주희가 군거의 해석을 소개하는 대목이다. 주희는 이어 이 해석이 봉국 배분의 다른 수치와 맞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따라서 둘레설이 옳다는 증거로 인용할 수는 없다. 고전의 수치와 실제 공간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옛 학자들도 다른 해석을 시도했다는 자료로 사용한다.

원문 확인 — 『주자어류』 권90

[7] 『통전』 권1 「식화·전제상」 — 제도 도형과 실제 지형의 차이

원문: 地之形實不方平如圖,受田邑者遠近不得盡如制,其所生育職貢,取正於是耳。

직역: 땅의 실제 형상은 도면처럼 네모나고 평평하지 않으며, 토지와 읍을 받은 이들의 원근도 모두 제도와 같을 수는 없다. 그 생산과 공납의 기준을 여기에서 취할 뿐이다.

해설: 제도상의 토지 배분 설명에 붙은 주석이다. 표준 도형과 실제 지형·토지 배치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설명한다. 제도상의 면적 산술을 이해하는 일과 실제 강역을 복원하는 일을 구분할 근거이며, 선형 배수 계산을 직접 입증하는 구절은 아니다.

원문 확인 — 『통전』 권1

※ 원문은 공개 전자자료에서 확인하였다. 직역과 해설은 이 글을 위해 작성했으며, 생략한 부분은 ‘……’로 표시하였다. 링크는 독자가 원문의 앞뒤 문맥을 추가로 확인하기 위한 보조 자료이다.

korec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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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Operations Management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반평생 사업가로 활동하며 기술·생산·경영 현장을 경험했고, 한국정신과학학회 창립에 참여해 총무이사와 부회장을 역임했다. 이후 한국사와 동아시아 고대사를 사료와 유물에 근거해 다시 살피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명·사서·판본·유물을 중심으로 통설의 근거(? 오류)를 원문에서 확인하고, 그 결과를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글로 풀어낸다. 아울러 역사 자료의 수집·번역·분석과 글쓰기 과정에서 활용한 AI와 디지털 도구의 경험도 가끔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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