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식창고 블로그 지식창고 블로그

AI 음악, 호주 차트에서 제외된다 — ‘사람이 만든 노래’의 새 기준

korecult 읽는 시간 약 7분
인간과 AI 음악의 차트 경계

노래를 들을 때 우리는 목소리와 악기의 주인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 작곡·편곡을 넘어 주보컬과 핵심 연주까지 인공지능이 만들 수 있다. 사람의 공연처럼 들리지만 실제 연주자가 없는 음악도 인기 순위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음악 창작자들 사이에서는 사람의 연주와 인공지능 생성물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해도 되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이에 호주 음악계가 국제원칙을 실제 차트에 앞서 적용하며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했다. 사람의 창작이 중심인 음악만 공식 인기차트에 올리기로 했다. 인공지능을 조금이라도 사용하면 탈락시키는 규정은 아니다. 인공지능이 창작을 도왔는지, 사람을 대신했는지​를 구분한다.

음원 삭제가 아니라 차트 자격을 제한한다

호주음반산업협회가 발표한 새 규칙은 2026년 8월 31일자 공식 차트부터 적용된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을 만든 음원은 차트에 들어갈 수 없다. 인공지능을 보조도구로 쓴 음원은 계속 집계한다.

이 조치는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해당 노래를 삭제한다는 뜻이 아니다. 공식 차트가 판매량과 재생횟수를 순위에 반영할 자격을 제한한다. 인공지능 생성곡이 플랫폼에서 계속 재생되더라도 호주 공식 순위와 음악상 후보에서는 제외될 수 있다.

차트와 유통을 구분해야 변화의 범위가 보인다. 호주음반산업협회는 모든 음악을 심사하는 검열기관이 아니라 공식 인기순위의 집계기관이다. 이번 결정은 사람들이 무엇을 들을 수 있는지를 정하지 않고, 무엇을 ‘사람이 만든 음악의 성과’로 기록할지를 정한다.

주보컬이 AI면 제외, 보조 보컬은 허용한다

경계는 사용 횟수보다 창작의 중심에 놓인다. 인공지능이 주보컬을 만들거나 핵심 악기 연주를 대신하면 ‘AI 생성’ 음원으로 분류한다. 짧은 문장을 입력해 곡 전체를 만든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나중에 음량을 조절하고 음색을 다듬어도 차트 자격은 생기지 않는다.

반면 사람이 노래를 만들고 주보컬과 주요 악기를 직접 연주했다면 인공지능의 일부 도움을 허용한다. 배경 보컬을 추가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악기 몇 개를 보완한 음원은 ‘AI 보조’로 분류할 수 있다. 인공지능 마스터링, 음원 분리, 잔향효과, 사람이 직접 연주하는 전자악기 음색도 허용 대상이다.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라도 사용 위치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녹음 후 잡음을 줄이는 기능과 존재하지 않는 가수의 주보컬을 만드는 기능을 같은 행위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제 음악계도 같은 구분을 준비했다

호주의 결정은 독립된 임시조치가 아니다. 세계 음반업계를 대표하는 국제음반산업협회는 2026년 7월 세계 공통원칙을 발표했다. 인공지능 서비스를 적법하게 이용했는지, 사람이 실질적으로 창작했는지, 재생횟수나 순위를 조작하지 않았는지를 차트 자격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각국 차트가 이 원칙을 자동으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호주는 이를 자국 규정에 처음 구체적으로 옮긴 사례에 가깝다. 다른 나라가 채택한다면 세부기준과 시행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음원 표시방식도 바뀐다. 국제음반산업협회는 ‘AI 생성’과 ‘AI 보조’를 구분하는 표지를 준비하고 있다. 청취자는 인공지능의 사용 여부뿐 아니라 창작의 중심이 사람에게 있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인기만으로 공식 순위에 들 수 없게 됐다

공식 차트는 그동안 판매량과 재생횟수를 측정하는 통계표에 가까웠다. 새 규칙은 수치가 높아도 먼저 창작 자격을 통과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차트가 인기 측정과 함께 인간 창작의 경계를 관리하게 된 셈이다.

배경에는 실제 논란이 있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한 마돈나의 노래 리메이크곡이 AI 활용 사실을 처음부터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큰 인기를 얻으면서 논쟁이 커졌다. 사람의 목소리처럼 들리는 합성 보컬과 빠르게 늘어난 재생횟수를 기존 차트가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사람이 실질적으로 만들었다’는 기준에는 해석의 여지가 남는다. 보조 보컬이 곡의 인상을 크게 바꾸거나 인공지능이 사람의 연주를 광범위하게 변형했을 때 어느 범주에 넣을지 논쟁이 생길 수 있다. 호주음반산업협회는 분쟁이 발생하면 공개된 절차에 따라 이사회가 최종 판단하도록 했다.

청취자는 무엇이 사람의 창작인지 묻게 된다

이번 규정은 인공지능 음악의 품질을 평가하지 않는다. 아름답거나 감동적인 AI 음원도 차트에서 제외될 수 있다. 반대로 사람이 만든 음악이라고 항상 뛰어난 작품도 아니다. 차트는 작품성보다 창작 주체를 기준으로 자격을 가른다.

한국 음악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공지능이 만든 주보컬과 음성복제, 자동 작곡, 팬 제작 리메이크가 늘어나면 음원 표시와 차트 집계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한국 음악계가 해외 규정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사람의 창작을 중심에 두면서 인공지능의 도움은 합리적으로 허용하는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케이팝이 세계 음악시장을 이끌어온 만큼, 이 문제에서도 다른 나라를 뒤따르기보다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음악 제작비와 진입장벽을 낮춘다. 동시에 목소리의 주인, 학습자료의 권리, 재생횟수의 진실성도 흐릴 수 있다. 호주 차트의 선택은 인공지능을 음악에서 몰아내려는 조치라기보다, 자동생성 시대에도 사람의 공연과 창작을 별도로 기록하려는 첫 기준에 가깝다.

Q&A

Q. AI를 조금이라도 사용하면 차트에서 제외되나요?
A. 아닙니다. 사람이 주보컬과 주요 악기를 맡고 인공지능이 일부 보조한 음원은 차트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주보컬이나 핵심 연주를 대신하거나 곡 대부분을 생성하면 제외됩니다.

Q. 차트에서 빠지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삭제되나요?
A. 아닙니다. 이번 규정은 호주 공식 차트와 음악상의 자격을 정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음악을 유통하거나 청취하는 문제와는 별개입니다.

Q. 사람이 쓴 가사에 AI가 노래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인공지능이 주보컬을 생성했다면 사람이 가사를 썼더라도 호주 공식 차트에서는 ‘AI 생성’ 음원으로 분류되어 제외됩니다.

참고자료

ARIA, ‘ARIA Charts set eligibility rules for recordings made with AI’, 2026년 8월 24일
ARIA, ‘AI and the ARIA Charts – What you need to know’, 2026년 8월
IFPI, ‘Global principles for AI recordings in official music charts’, 2026년 7월 30일
Reuters, ‘AI-generated music barred from Australian charts after Madonna cover controversy’, 2026년 8월 26일

korecult

korecult
금속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Operations Management 석사학위를 받았다. 발명가와 사업가로 활동하며 기술·생산·경영 현장을 경험했으며, 한국정신과학학회 창립에 참여해 총무이사와 부회장을 역임했다. 이후 한국사와 동양사의 기존 해석을 사료와 여러 관련 자료에 근거해 재검토하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지식창고에서는 이러한 공학·경영 경험과 연구자의 관점을 바탕으로 AI와 정보기술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글로 전달하고자 한다.
함께 보면 좋은 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error: Content is protected !!

광고 차단 알림

광고 클릭 제한을 초과하여 광고가 차단되었습니다.

단시간에 반복적인 광고 클릭은 시스템에 의해 감지되며, IP가 수집되어 사이트 관리자가 확인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