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앱의 광고 정보가 군인을 겨냥했다 — 내 위치를 누가 사고파는가

적의 기지와 병력 이동을 살피는 도구는 더 이상 첩보위성에 머물지 않는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위치를 모아 파는 업체에 돈을 내면, 특정 부대 주변에 반복해서 나타나는 휴대전화의 이동경로를 살 수 있다. 이름을 몰라도 매일 밤 돌아가는 곳과 낮에 머무는 곳을 겹쳐 보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추정 범위를 점점 좁힐 수 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2026년 4월, 상업용 위치정보가 중동 주둔 미군을 추적하거나 공격 대상으로 삼는 데 이용됐다는 위협 보고를 여러 건 받았다고 의회에 밝혔다. 이후 미군은 정부가 지급한 아이폰·안드로이드폰과 일부 컴퓨터에서 광고 추적용 식별번호를 끄기 시작했다. 9월 4일 이 조치가 알려지면서, 광고회사가 모은 일상의 기록이 전장의 표적 정보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도 뚜렷해졌다.
이름 대신 휴대전화에 번호표를 붙인다
모바일 광고식별번호는 휴대전화마다 붙는 고유한 광고용 번호다. 영어로는 ‘모바일 애드버타이징 아이디(Mobile Advertising ID)’이며, 줄여서 ‘MAID’라 부른다. 광고업체는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몰라도 이 번호만으로, 여러 앱에 나타난 활동이 같은 기기에서 나온 것인지 가려낼 수 있다.
광고식별번호 자체로 위치를 측정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위치정보와 이 번호가 한 묶음으로 쌓일 때 생긴다. 오전 8시에는 어느 아파트에서 출발하고, 낮에는 특정 건물에 머물다, 저녁이면 다시 그 아파트로 돌아오는 기록이 반복되면, 익명의 번호도 한 사람의 생활 윤곽을 갖게 된다.
무료 앱의 값은 때로 이용자의 행동이다
날씨 앱은 현재 지역의 예보를 보여주려 위치를 요구할 수 있다. 지도와 배달 앱도 위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게임·손전등·사진 꾸미기처럼 정확한 위치가 핵심 기능과 무관한 앱까지 위치를 요구한다면, 그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
앱 개발사가 정보를 직접 팔지 않더라도, 광고나 이용자 분석을 위해 넣은 외부 프로그램이 자료를 대신 흘려보낼 수 있다. 이렇게 여러 앱에서 모인 정보는 광고회사와 자료수집업체를 거쳐, 사람의 관심사와 이동 습관을 추정하는 상품이 된다. 이용자는 공짜로 앱을 받았다고 여기지만, 사업자는 그 이용자의 행동과 관심을 밑천 삼아 광고 수익을 얻는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2026년 5월, 자료판매업체 코차바가 수억 대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민감한 위치정보를 명시적 동의 없이 판매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판매를 제한하는 합의안을 발표했다. 병원이나 종교시설을 찾은 사실처럼 사생활을 드러내는 이동기록도 거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익명’이라는 말은 이동경로 앞에서 약해진다
이름을 지운 자료라 해서 반드시 안전한 것은 아니다. 한 점만 보면 누구인지 알기 어렵지만, 여러 날의 점을 시간순으로 이으면 집과 직장, 자주 가는 병원이나 모임 장소가 드러난다. 여기에 다른 공개정보까지 결합하면 주인을 추정하기는 한결 쉬워진다.
미군 사례가 특별한 까닭은 군인의 스마트폰 구조가 일반인과 달라서가 아니다. 똑같은 광고 생태계에서 나온 자료가 전쟁이라는 상황을 만나, 그 위험이 극단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 이용자의 휴대전화에도 광고식별번호와 앱별 위치 권한은 마찬가지로 있다. 위험의 크기는 다를지언정, 자료가 만들어지는 방식만큼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광고 추적을 꺼도 위치 권한은 따로 확인해야 한다
안드로이드에서는 대체로 설정 → Google → 모든 서비스 → 광고에서 광고식별번호와 광고 개인정보 보호 항목을 관리할 수 있다. 이어 설정 → 위치 → 앱 위치 권한을 열어 ‘항상 허용’으로 설정된 앱을 확인하고, 필요하지 않다면 ‘앱 사용 중에만 허용’이나 ‘허용 안 함’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정확한 위치가 필요 없는 앱에는 대략적인 위치만 내줄 수도 있다. 다만 제조사와 안드로이드 버전에 따라 메뉴 이름은 조금씩 다르다.
아이폰은 설정 →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 추적에서 앱별 추적 허용을 끌 수 있다. 같은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메뉴의 ‘위치 서비스’에서는 앱마다 위치를 언제 이용할지, 정확한 위치를 내줄지를 다시 정할 수 있다.
이 설정이 모든 추적을 없애주지는 않는다. 앱 계정, 인터넷 주소, 무선망과 기기 정보 같은 다른 단서가 여전히 남기 때문이다. 그래도 필요 없는 위치 권한과 광고 추적을 줄이면, 흩어진 자료가 한 사람의 연속된 이동기록으로 묶일 가능성은 낮출 수 있다. 무료 앱을 고를 때 이제 물어야 할 것은 기능만이 아니다. 이 앱은 왜 내 위치를 필요로 하며, 그 기록은 어디까지 흘러가는가.
Q1. 광고 추적을 끄면 휴대전화 위치가 전혀 수집되지 않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광고식별번호 이용은 줄일 수 있지만, 앱에 허용한 위치 권한이나 계정·인터넷 주소·통신망 정보 등 다른 단서가 남을 수 있습니다. 광고 설정과 앱별 위치 권한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Q2. 위치정보 문제는 무료 앱에만 해당하나요?
아닙니다. 유료 앱도 광고·분석 프로그램을 넣거나 위치정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가격보다 그 앱의 핵심 기능에 정확한 위치가 정말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korec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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